곤충에 대한 정보

동물계 절지동물 육각아문 곤충강에 속하는 무척추동물들을 이른다. 《한서(漢書)》에서는 ‘초목곤충(草木昆蟲)’으로 나타났고, 《재물보(才物譜)》는 동물을 곤충도 포함하여 5가지로 나누었는데, 현대적 의미의 곤충 외에 거미·진드기·노래기·지네·쥐며느리·거머리 등까지 포함한 넓은 뜻을 담고 있다. 또 곤충의 변태에 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지봉유설》에서는 동물을 넷으로 나누었는데 충치(蟲豸)가 곤충에 해당한다. 충(蟲)은 다리가 있는 부류, 치(豸)는 다리가 없는 부류이다.

곤충은 최초로 동력비행을 시작하고 하늘을 정복한 동물이다. 곤충이 지구에서 가장 번성한 동물군 중 하나가 될 수 있었던 데엔 비행능력도 한 몫을 했을 것이다. 물론 이들이 고생대 데본기부터 출현해서 지금까지도 번성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를 뽑는다면 다수의 알을 산란하고 성체가 되기까지의 시간이 짧음에 따라 환경 변화의 적응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도시 내에 존재하는 자그만한 숲이나 정원, 화단에서도 크게 번성 중이다. 육상 척추동물에 비해 크기 대비 적은 양의 먹이만으로 생존이 가능한 점이 이들의 오랜 번영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자연재해나 갑작스런 생태계의 붕괴가 오지 않는 한은 여전히 오래 살아남을 것이다.

곤충처럼 작은 절지동물, 이를테면 거미, 지네, 노래기, 쥐며느리 등을 곤충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들은 곤충이 아니다. 곤충의 특징을 전부 가지지도 않고 생물분류학적으로 곤충강에 속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기록된 곤충은 약 80만 종에 달해 모든 동물 종의 약 4분의 3을 차지하며, 곤충의 전체 종 수는 많게는 약 300만종까지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그중에서 딱정벌레목이 가장 종류가 다양하고 많다.

곤충의 가짓수가 현대 분류학에서 동물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사실이다. 현대 분류학에서 가장 많이 종분화가 일어난 강이기 때문에, 지구를 일컬어 “곤충의 행성”이라 하기도 하고 같은 제목의 책[2]도 있다. 하지만 전근대의 인간이 곤충에 대해 무지했던 것처럼 현대인이 미세생물군[3]과 해양생물에 대해 무지한 것 또한 사실이므로 이는 언제든지 뒤집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 다양성에 걸맞게 서식지도 지구의 전 지역에 걸쳐 있다. 습지, 사막, 숲, 초원, 고산지대 등 지구의 거의 모든 기후와 지형에 적응해서 서식하고 있다. 북극과 남극의 극지방에도 소수이긴 하나 곤충류가 자생하고 있다. 강과 호수 등 민물의 수면에서 서식하는 곤충도 있다. 심지어는 바다 한가운데서도 바다소금쟁이류가 자생하고 있다.

곤충하면 일단 ‘벌레’의 일종인 만큼 ‘작다’는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생물군 전체로 눈을 돌리면 곤충보다 훨씬 작은 존재들도 무수히 많다. 곤충의 작은 크기는 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생물군 안, 즉 인간의 기준에서 해당되는 이야기다. 인간보다 크거나 그에 준하는 곤충은 없으니까.[4] 어쨌든 이들의 작은 크기는 강점이자 약점. 곤충이 가진 능력의 원천은 그 크기에 기반을 두는 경우가 많다. 어쨌건 곤충이 작은 이유로는 몇 가지가 있다.

곤충은 신체 구조상 내골격이 없고, 골격이 외부의 단단한 껍데기로 이루어져 있는 구조이다. 때문에 몸집이 커지면 무거운 자신의 몸을 지탱하기 위하여 더 두껍고 단단한 껍데기가 필요하고, 그 결과로 몸은 더 무거워져서 외골격의 강도로는 버티질 못하기 때문에 곤충의 몸집이 커지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참고. 부피는 세제곱으로 커지지만 외골격(또는 뼈)의 표면적은 제곱으로 커지므로, 만약 사람보다 키가 10배 큰 거인이 있다면 거인의 뼈가 표면적당 버텨야 하는 압력은 사람의 10배이다. 같은 이유로 토끼를 코끼리만큼 키울 수 없고, 개미를 사람만큼 키울 수 없다. 종종 곤충에 관련된 책에서 곤충이 가진 능력(점프 및 들어올리기)을 사람의 능력과 비교 하곤 하는데 비교하는 것 자체에 오류가 있다.[5]

또 한가지의 요인은 곤충의 호흡과 순환계에 관련된 것이다. 대부분의 육상 절지동물들의 신체 구조는 해부학적 특성상 많은 공기를 체내에 받아들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게다가 곤충은 폐가 없고 모세혈관도 없어서 신체조직 곳곳에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바깥으로 배출하는 구조가 척추동물들에 비하면 비효율적이다. 숨을 들이쉴 때 공기가 조직세포로 직접 유입되는 방식이라 몸집이 커지면 받아들일 수 있는 숨구멍(기문)의 면적이 상대적으로 좁아지기 때문에 덩치에 비해 받아들이는 산소량은 줄어든다. 고생대에서 중생대의 지층에서는 공포 영화에나 나올 만한 크기의 화석들이 발굴되고 있지만[6] 이건 고생대, 중생대의 산소 농도가 두 배 정도로 높아서 몸이 커도 산소가 전달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농도가 옅어지면서 거대한 체구를 가진 종은 원활하게 몸 구석구석까지 산소를 보내기 어려웠기 때문에 도태되었다.[7] 실제로 곤충을 고농도의 산소에서 사육할 경우 몸이 크게 자란다. 다만 화석으로 발견되는 거대종 역시 현대의 척추동물에 비하면 현저하게 작다.

몸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천적에게 붙잡힐 확률이 줄어들고 몸에 요구되는 먹이량도 줄기 때문에 몸의 크기가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설도 존재한다. 종의 입장에서는 소형화가 생존에 유리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꽤나 설득력이 있는 가설이었고 실제로 천적에게 노출된 환경에서의 성장이 그렇지 않은 환경에서보다 훨씬 작고, 더디게 성장함이 밝혀져 있다.

austingarcia